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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숙증, 우리 아이는 괜찮을까?
성조숙증, 우리 아이는 괜찮을까?
성조숙증, 우리 아이는 괜찮을까?
소아청소년과 신지원 과장 아이가 빨리 커도, 늦게 커도, 너무 커도, 너무 작아도 부모는 늘 걱정이다. 걱정이 많은 부모들은 넘쳐나는 정보에 이리 저리 흔들리고, 흔들리는 부모를 따라 아이들도 흔들린다.  요즘, 각종 매체에서 성조숙증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그에 따른 속설이나 오해도 많이 생겨서 “성조숙증”에 대해 소아청소년과 의사보다도 엄마들이 아는 이야기가 더 많을 정도다. “두부와 콩이 안 좋다던데... 달걀과 닭고기는 먹으면 안 된다던데요. 블루베리는 괜찮은가요?” 불안한 만큼,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럴수록 병원에 방문하여 진찰 및 검사를 통해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간혹 병원 방문 이전에 치료 효과가 검증되지 않는 방법을 시도하거나 사춘기 지연 치료에 대한 오해로 치료를 망설이는 경우, 이로 인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칠 수도 있으니 꼭 주의하여야 한다. 성조숙증이란 아이의 사춘기가 정상보다 빨리 시작되는 것으로 호르몬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내분비계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만 8세 미만의 여아에서 가슴 발달이 시작된 경우, 만 9세 미만의 남아에게서 고환 크기가 커지는 경우(고환의 가로 길이가 2.5cm, 용적이 4ml이상)를 말한다. 성조숙증은 정상적인 사춘기의 시작에 관여하는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난소, 고환)의 축이 조기에 활성화되어 생기는 진성 성조숙증과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 축의 활성화 없이 나타나는 가성 성조숙증으로 구분할 수 있다. 특별한 원인 질환을 찾을 수 없는 경우를 ‘특발성 진성 성조숙증’이라고 하며, 여아의 경우 80~95%, 남아의 경우 60~70% 정도가 해당된다. 추정되는 원인들로는 영양상태 및 비만, 환경호르몬, 자궁 내 상태, 가정환경과 스트레스 같은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중에서 유전적 요인이 70~80%를 차지하므로 대부분 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성조숙증의 진단사춘기가 일찍 왔다고 해서 모두 성조숙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 것은 아니다. 발생 원인을 찾아야 하고 원인이 있는 경우, 원인을 해결하는 과정이 먼저이며, 특발성 진성 성조숙증과 같이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진행 양상 및 정도에 따라 치료 시기가 달라진다. 따라서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소아청소년과 의사의 진찰을 받고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성조숙증 검사를 위해 2차 성징의 시작시기, 진행속도, 성선스테로이드 노출 유무, 가족력, 성장속도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키와 체중을 측정하며 여아의 경우 가슴발달과 음모발달의 정도, 남아의 경우는 외부생식기 모양과 크기, 음모 발달 정도에 따라 사춘기 진행 상태를 평가한다. 골연령을 측정하여 실제 연령과의 차이 정도를 파악하고, 필요할 경우 복부초음파를 실시한다. 과체중, 비만아에서 가슴발육과 구분하기 힘든 경우는 가슴 초음파를 시행하기도 한다.  확진 검사를 위해서는 성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을 주사하고 나서 15~30분 간격으로 주사 전후의 호르몬 반응정도를 보는 검사가 필수이며, 자극 후 최고 수치가 5IU/L 이상이면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진성 성조숙증이 확진된 경우 특히 남아에서는 중추신경계 종양을 감별하기 위해 MRI를 촬영해야 한다.
성조숙증의 치료성조숙증 치료의 목적은 또래와 사춘기 발달 시기를 맞추고, 최종 키가 평균에 가깝게 크게 하는데 있으며 갑작스런 신체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것, 지나치게 빨리 성호르몬에 노출되는 것을 예방하여 자궁 및 난소를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것 등이다.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할 경우 여아는 만 9세, 남아는 만 10세 이전에 치료를 시작해야 의료보험 적용이 가능하고 치료는 일반적으로 2년 정도 지속한다. 골연령에 따른 편차가 있지만 여아는 만 11세, 남아는 만 12세까지 치료하기도 한다.  성조숙증 치료는 원인 질환에 따라 달라진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속하는 특발성 진성 성조숙증의 경우 성선자극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해 사춘기를 지연시키는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작용제(GnRH analogue)’ 주사를 4주에 한 번씩 맞아야 한다. 사춘기 지연 치료를 받으면 성호르몬 농도가 사춘기 전 수준으로 감소한다. 따라서 키 크는 속도와 골연령이 제 나이에 맞게 감소하고 성인이 되었을 때 충분한 신장에 다다를 수 있다. 이에 따른 신장개선의 정도는 여러 보고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만 8세 이전에 시작해서 충분한 기간 치료한 경우 평균 5cm(3~12cm) 정도의 추가 성장을 보고하고 있으며 1년 치료 기간 당 1.5~2cm 정도의 추가 성인 신장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적어도 2년 이상 치료를 할 때만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치료를 중단하게 되면 2차 성징이 진행되고 6~18개월 이내에 초경을 하게 된다.
성조숙증 치료에 대한 오해 이 치료제가 불임을 유발한다. 항암제로 사용하는 무척 독한 약이다 등의 전혀 근거가 없거나, 과장된 이야기들이 이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잘못 알려져 있어, 치료의 적응증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보호자들이 치료시작을 망설이거나, 도중에 치료를 중단하기도 한다. 또는 엉뚱한 곳에서 잘못된 치료를 받고 사춘기가 급속히 진행되어 이미 초경을 시작하거나 성장이 완료된 후 뒤늦게 병원을 찾아 치료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제의 부작용은 대개 5% 정도로 국소적 과민반응, 통증 등의 국소적 부작용이고 경미한 두통, 오심, 안면홍조도 있을 수 있으나 치료에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일시적인 골밀도 감소로 인한 뚜렷한 부작용은 없으나 치료기간 중 충분한 운동과 비타민D, 칼슘(식이)을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성조숙증 예방 성조숙증 예방은 특별한 왕도가 있는 것이 아니다. 평소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정상적인 성장과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줄넘기, 농구, 달리기, 스트레칭 등을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3회 이상 해야 효과적이다. 가능하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환경호르몬 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 성인용 화장품 중 일부에는 호르몬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아이가 함부로 바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모든 비만 아동이 성조숙증에 걸리는 건 아니지만 지방세포가 사춘기 유발물질인 성호르몬 분비에 관여하므로 사춘기가 빨리 오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비만 아동은 특히 체중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앞서 나왔던 달걀, 콩, 두부 등 특정 음식과 성조숙증의 상관관계는 명확히 입증된 것이 없기 때문에 특정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거나 무조건 피하는 것 보다는 균형 잡힌 식단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성조숙증이 의심되는 경우 증상이 나타나는 초기에 적절한 검사와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 질환의 유무를 확인하고 어떤 형태의 성조숙증인지를 판단해야 하며, 진성 성조숙증으로 진단이 되어도 향후 예상신장, 골연령, 정서적, 심리적 상태를 충분히 고려해 치료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될 때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이는 소아청소년과 의사와의 충분한 상담이 필요한 것으로 약제에 대한 과도한 기대(키를 키워주는 약이라는)나 초경을 늦추면 무조건 키가 큰다 등의 잘못된 속설에 대한 이해를 도우며 약제의 부작용에 대한 과도한 우려 및 잘못된 정보로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를 막을 수 있다.
  • 작성일 2016.02.18
  • 조회수 934
만성 B형 간염, 간경변증과 간암 위험 높여
만성 B형 간염, 간경변증과 간암 위험 높여
만성 B형 간염, 간경변증과 간암 위험 높여 





소화기내과 황상연 과장

 김모(45)씨가 3개월 전부터 잦은 피로감과 상복부 불편감을 호소하며 병원을 방문했다. 모친과 형님이 B형 간염이었고, 학창시절 본인도 B형 간염이긴 하나 보균자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들었다. 이 후 간에 대한 검사는 회사생활이 바빠 정기적으로 시행하지는 못했다. 복부 CT 시행결과 간의 오른쪽에 8센터미터 크기의 거대 간암이 발견되어 수술을 받았고, 현재 회복한 상태이다. 김씨의 사례가 B형 간염과 간암의 밀접한 연관성을 보여주는 예이다. 간염은 말 그대로 간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간염을 일으키는 원인에 따라서는 바이러스가 감염되어 발생하는 바이러스eORK성 간염, 알코올 섭취 혹은 비만에 의해 간에 지방이 침착되어 발생하는 지방간염, 약물 혹은 독성 물질의 섭취에 따른 독성 간염 등으로 분류된다. 또한 염증의 지속시기에 따라 염증 발생 후 3~4개월 이내에 회복, 완치가 되는 급성 간염과 6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만성 간염으로 분류할 수도 있다. 국내 만성 간질환의 60-70%를 차지하는 만성 B형 간염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전체 국민의 3%가 만성 B형 간염이었고, 남자 3.4%, 여자 2.6%로 남자에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연령별로 보면 남녀 모두 30대부터 증가하여 남자는 50대(6.7%), 여자는 40대(3.8%)가 가장 높은 보유율을 보였다. 만성 B형 간염이 지속되면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변증 혹은 간에 암이 생길수도 있는데 간경변증과 간암의 5년 누적 발생률은 각각 23%, 3% 정도이다.

 만성 B형 간염의 진단은 혈액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만성 B형 간염도 여러 단계가 있는데, 한국의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대부분은 B형 간염 산모로부터 출생한 신생아가 수직 감염되는 경우이며, 이 경우 90% 정도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한다. 어릴 때는 면역계가 성숙하지 못하여 바이러스를 제거하려고 하지 않으나, 이 후 20대~30대 정도에 성숙한 면역계가 바이러스를 처리하기 위해 간세포를 파괴하게 되면서 간수치가 상승하게 된다. 이 때 면역계가 확실히 바이러스를 죽여서, 바이러스가 거의 없어지게 되면 전쟁을 멈춰 간수치가 정상이 되는 건강 보유기(흔히 보균자라고 알려진)가 되고, 바이러스 제거가 부진하여 전쟁을 계속하게 되면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 건강 보유기라고 해서 모두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닌데, 1/3정도는 바이러스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서 바이러스가 다시 증식하기 때문이다.  만성 B형 간염의 치료를 고려하는 경우는 바이러스 제거가 부진한 ‘만성 활동성 시기’와 바이러스에 돌연변이가 발생한 ‘재활성기’이다. 치료법은 크게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와 주사제(페그인터페론)로 분류된다. 주사제의 경우 내성의 발생이 없고, 치료기간이 1년으로 정해져 있으며, 반응이 있을 경우 치료를 중지하고도 바이러스 제거 효과가 유지될 수 있지만, 발열, 근육통 등의 치료의 부작용이 있고, 한국인의 경우 치료반응이 낮다.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의 경우 부작용이 적으며, 바이러스 치료 반응이 탁월한 장점이 있으나 중지 후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될 확률이 주사제에 비해서는 높다.    간염도 급성으로 심하게 오면 간부전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지만, 대부분 간염 자체보다는 간염이 지속됨으로 발생하는 간경병증 및 간암과 같은 합병증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만성 B형 간염은 비록 건강보유자(보균자)라고 할지라도 간암 발생의 고위험군으로, 6개월마다 정기검진(복부 초음파 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 B형 간염이 있을 때 간암 발생률을 예측하는 애플리케이션(간암발생예측)을 이용하면 좀 더 경각심을 가지고 조기 검진을 적극적으로 받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B형 간염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다. 1980년대 초에 발표된 한국인의 B형간염 표면항원 양성률은 6.6~8.6%이었지만, 2011년 3.0%로 계속 감소하는 추세인데, 이는 1980년대 초에 B형 간염 백신이 국내에서 개발되어 국가적인 예방접종사업 및 관리를 부지런히 시행한 결과이다. 그 외 간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음주, 미상의 약초, 식물 등의 섭취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고, 규칙적이고 위생적인 생활 습관과 균형잡힌 영양섭취는 모두 간에 도움이 된다.  

[그림 1] 만성 B형 간염의 자연사 # DNA :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양# GPT : 간기능 검사 수치 # e항원 : 양성이면 B형 간염이 활발한 증식을 함# e항체 : 양성이면 B형 간염의 증식능력이 소멸됨 (단 재활성기의 경우 e항체가 양성이라도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증식해 있음)

 



# [그림 2] 만성 B형 간염에서 간암발생예측 애플리케이션
  • 작성일 2015.09.01
  • 조회수 782
비염, 완치 어려운만큼 세심한 관리·주의를
비염, 완치 어려운만큼 세심한 관리·주의를
비염, 완치 어려운만큼 세심한 관리·주의를

습도 높은 8~10월 증상 심해…

전문의 진료 받고 증상 완화 도움 받아야



    이비인후과 안수연 과장

필자는 6살 때부터 엄마 손에 이끌려 버스를 타고 이비인후과를 다녔던 기억이 생생하다. 진료 의자에 앉으면 이마에 동그란 거울을 붙인 의사 선생님이 콧구멍을 벌리고는 긴 막대기를 집어넣어 콧물을 제거해주곤 했는데, 그러고 나면 한결 숨쉬기 편해졌다. 학창 시절에는 9월만 되면 수업 듣는 내내 맑은 콧물이 줄줄 흘러서 하루에 두루마리 휴지 한 통을 다 써버렸다. 그때는 정확한 병명을 모른 채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의대생이 되고 나서야 내가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가 이비인후과를 전공으로 택한 이유도 사실은 이 알레르기 비염 때문이다. 내 알레르기 비염을 직접 고치고자 마음먹었던 것이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 증가 추세… 환경오염 원인

최근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레르기 비염이 증가하고 있다는 뉴스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환경오염, 공해의 증가 등에 따라 알레르기 비염이 세계적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경우 알레르기 비염 발병률이 2007년 24.5%에서 2012년에는 33.9%로 증가했다. 그리고 2008년에서 2011년 사이에 이루어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6세 이상의 우리나라 국민 4천500만명 중 1천220만명, 즉 27%가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국민 10명 중 3명이 알레르기 비염이 있다는 것이다.

알레르기라는 말은 쉽게 말해서 과민성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 점막이 특정한 물질에 대해서 과민해진 상태로, 그 물질이 코로 흡입됐을 때 과민반응을 하는 것이다. 즉, 필요 이상으로 반응해 코 점막이 붓고, 콧물이 나고, 코 안이 가렵고, 재채기를 하는 것이다. 알레르기 결막염도 자주 동반돼 눈이 가려워 괴로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알레르기는 부모 중 한 쪽에 알레르기가 있을 때 자녀가 알레르기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50%, 양 부모가 알레르기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알레르기 질환 확률이 75%로 증가한다. 난 아버지가 코를 휴지로 막고 지내시는 모습이 익숙한데,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긴 하지만, 흘러내리는 콧물을 주체할 수 없어 하셨던 궁여지책이셨을 터다. 지금은 내가 처방해드린 약으로 조절하고 계시지만, 아무튼 나의 알레르기 비염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음이 틀림없다.

 

대부분 집먼지 진드기가 원인… 습기 높으면 증상 악화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는 물질을 알레르겐이라고 하는데, 집먼지 진드기가 가장 유명하다. 그 외에도 애완동물의 털이나 비듬, 바퀴벌레 등의 실내 알레르겐이 있고, 실외에서는 쑥, 돼지풀 등의 꽃가루 등이 있다. 꽃가루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꽃가루가 주로 날리는 계절에만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집먼지 진드기에 알레르기가 있어 증상이 일 년 내내 지속되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8∼10월에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이 급증하는데, 그 이유는 여름 내내 습도가 높기 때문에 습기를 먹고 사는 집먼지 진드기의 누적 농도가 가장 높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내가 9월만 되면 콧물로 고생을 했었는데, 그 이유가 여기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환절기, 날씨가 추워질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은 온도가 알레르기를 일으킨다고 흔히들 생각하는데, 온도 변화는 악화 요인이지 알레르겐은 아니다.

그러면 나한테 문제를 일으키는 알레르겐이 무엇인지를 알고 이를 회피한다면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소위‘회피 요법’이라는 치료법이다. 이를 위해 의대생 시절 실습 시간에 피부반응검사라는 것을 해보았다. 원래 검사는 넓은 등에 후보 알레르겐 30∼40종을 소량씩 피하 주입해 피부 반응을 보는 검사이지만, 나의 경우 간이 검사로 팔뚝에 10종에 대해서만 시행했다. 집먼지 진드기를 비롯해서, 꽃가루, 동물 털 등 거의 대부분에서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었다. 실제로 알레르기 비염 환자 중에서 나처럼 여러 알레르겐에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경우 사실상 회피 요법이 불가능하다.

 

면역치료방법 있지만 완치 어려워

알레르기 비염 치료는 주로 먹는 약과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를 사용하는데, 이러한 치료법은 단지 비염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지, 완치시켜서 알레르기를 없애주는 것은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면역치료를 해야 하는데, 병원에 들러서 매일 주사를 맞던 예전 면역치료 방식과 달리 최근에는 설하면역치료라고 해서 매일 혀 밑으로 약을 떨어뜨려주는 면역치료를 시행하고 있으며, 60~70%의 완치율을 보인다. 하지만 치료 기간이 3년 정도로 길고, 한 종류의 알레르겐을 가진 환자에서 시행되기 때문에 대다수의 환자에 적용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중병은 아니지만, 거의 평생 함께하며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나는 이비인후과 의사가 돼서야 겨우 내 코 상태를 조절하면서 살 수 있게 되었는데, 일반인들은 원인도 찾기 힘들고 얼마나 불편함을 느낄까. 이번 여름부터는 완치는 아니더라도 올바른 진단과 교육을 통해서 알레르기 비염을 다스리되, 어느 정도는 동반자로 인정하며 살아가는 것이 어떨까하는 것이 알레르기 비염과 공생하는 의사로서의 생각이다.

 
  • 작성일 2015.07.07
  • 조회수 737
그들의 두려움을 이해합니다
그들의 두려움을 이해합니다
그들의 두려움을 이해합니다



소화기내과 황상연 과장  2015년 4월말, 부산관광공사 주재 하에 대학병원, 종합병원, 의원 소속 의료진 10명이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부산의료관광 설명회를 가졌다. 실제 환자를 진료하는 형태의 설명회로, 젊은 의료진들이 대부분 참여했고, 나를 포함해 어린 자녀를 둔 의사 몇몇은 5월 1일 학교 운동회를 뒤로 하고, 알마티 현지 병원에서 200명 정도의 환자를 진료했다. 고생스러웠지만 다행히 완치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제시해 줄 수 있었던 몇몇 환자를 만났고, 알마티 주요 병원의 책임자들을 만나 부산의 의료 수준에 대해 직접적으로 어필할 수 있었던 것에 모두들 보람과 위로를 느꼈다.  알마티가 나에게 또 하나의 의미가 있었던 것은 예전에 2년 반 정도 한국 국제협력단 (KOICA) 소속의 의사로 활동을 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7년 만에 알마티 땅을 밟으며 매캐한 석유냄새를 맡는 순간, 여러 기억들과 감정들이 뒤섞여 마음이 복잡했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모든 것이 낯선 환경에서 작은 물건 하나를 구입하는 데에도 겪어야 했던 불안함과 어려움들. 그리고 휴가를 얻어 카자흐스탄 타지방으로 여행 중 아내가 사고를 당해 현지 병원에 입원하면서 느껴야 했던 당혹감, 두려움. 그리고 당시 현지인 의사가 보여줬던 친절함과 진지함에 우리 부부가 받았던 위로도 기억이 났다.   부산에 찾아오는 의료관광객 중 많은 수가 구 소련지역, 특히 극동 러시아에서 오는 분들이다. 우리 병원에 일반 건강 검진을 위해서 오는 외국인도 많지만, 아무래도 병원의 특성상 암환자들이 많이 찾아오게 된다. 암이란 것 자체도 불안한 것인데, 낯선 나라, 언어, 의사, 환경이 그들에게 주는 두려움은 가히 짐작할 만하다. 그리고 낯선 환경에서의 불안함과 두려움을 겪어 본 나는, 그들의 두려움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래서 비록 통역이 있지만, 예전의 기억을 짜내어 더듬거리며 러시아어를 해보기도 하고, 가급적 환자 및 보호자와 눈을 맞추며 이야기하려 한다. 예전에 내가 카자흐스탄 현지 의사로부터 느꼈던 친절함과 진지함이 외국인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조금이라도 전달된다면, 낯선 한국 땅에서의 치료의 여정에서 작은 위로를 전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이다. 물론 최고 수준의 치료를 제공하여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함은 기본일 것이다. 부산시의 의료관광 시장이 상당히 확장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외국에서 부산으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직항 노선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고, 서울과 구별되는 부산 의료의 장점, 예를 들어 전국에서 부산에서만 가능한 치료 혹은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각 병원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동남권 지역에 중입자 가속기가 완공된다면 그런 부분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하지만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외국인들이 “의사가 컴퓨터 모니터만 보면서, 몇 분간 독백하듯이 하는 한국말을 듣기 위해 이렇게 먼 곳을 찾아온 것이 아니다”라는 불만을 토로하는 것을 보면,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신뢰”라는 것을 우리가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게 된다. 혹시 나를 찾는 외국인 환자가 많이 늘더라도 “공감”에 대한 초심을 잃지 않고, 늘 최선을 다 할 수 있기를 바라며 미숙한 글을 맺어본다.
  • 작성일 2015.06.04
  • 조회수 629
암의 방사선 치료
암의 방사선 치료
암의 방사선 치료



방사선종양학과 최철원 과장

 암이란 비정상적으로 변한 세포가 불완전하게 성숙하고 과다하게 증식하여 주위 조직 및 장기에 침입하여 이를 파괴하는 병으로, 사람의 신체 중 어느 부위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암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율과 사망률이 증가 추세에 있어서, 그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습니다. 한편 2011년에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2009년 1년 동안 새롭게 암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192,561명으로 2008년에 비해 8.7% 증가하였으며, 2009년 모든 암의 조발생율은 인구 10만 명당 387.8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0년에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총 72,046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28.21%였으며 이는 한국인 사망원인 1위에 해당합니다.  일반적으로 암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수술 치료, 항암화학 요법, 방사선 치료 세 가지로 구분이 됩니다. 수술이란 몸속의 암 덩어리를 직접 제거함으로써 암을 치료하는 국소 치료 방법이며, 항암화학 요법은 항암제를 이용하여 전신에 퍼져있는 암세포를 치료하는 전신적인 치료 방법입니다. 한편 방사선 치료는 방사선을 이용하여 정상 세포를 최대한 보호하면서 유해한 암세포를 파괴하는 치료로 국소 치료에 해당합니다. 방사선이란 에너지를 가진 입자 혹은 파동의 흐름이 공간이나 매질을 통해 전파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방사선은 그것이 발생하는 근원에 따라 두 종류로 나뉘는데, 태양, 땅, 음식물, 우주 등에서 나오는 가시광선, 적외선 등과 같은 자연 방사선과 가전제품, 진단용 X-선 장치, 암 치료 장비 등에서 발생하는 인공 방사선이 있습니다. 이 중 암 치료에 이용되는 전리 방사선은 에너지가 충분히 커서 어떤 물질에 흡수되면 물질의 이온화를 유발시킬 수 있는 고에너지 방사선을 말하며, 이를 방사선 치료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방사선을 조사하면 방사선이 세포의 생존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유전 물질인 DNA(Deoxyribo Nucleotic Acid)에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작용하여 세포를 죽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방사선을 받은 세포는 DNA의 손상으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정확하지 않은 유전정보를 가지게 되며, 부족한 유전정보를 가진 세포는 계속해서 분열을 할 수 없어 더 이상 증식할 수 없고 죽게 됩니다. 다시 말해 방사선 치료는 방사선을 사용하여 암 세포의 유전정보를 변화시켜 암 세포를 더 이상 자라지 못하게 하여 암을 치료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전을 바탕으로 시행되는 방사선 치료는 그 목적에 따라 크게 근치적 치료 및 보조적 치료 및 완화적 치료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근치적 방사선 치료란 완치를 목적으로 시행되는 치료로서 종양이 비교적 국소적인 상태인 경우, 방사선 치료 단독 요법 혹은 항암화학 요법과 병용하여 사용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5 - 7 주 정도의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 기간 동안 주말 및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일주일에5 회의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한 번 치료를 받을 때 소요되는 시간은 치료 방법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10 – 20분 정도이며 환자는 그 시간동안 CT 검사를 받을 때와 마찬가지로 가만히 누워계시면 됩니다. 치료 받는 기간 동안에는 급성 부작용으로 치료를 계속할 수 없는 상태가 아닌 이상 쉬지 않고 정해진 기간 내에 치료를 완료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으므로, 환자 임의로 치료를 쉬거나 중지하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보조적 방사선 치료는 수술 전 또는 후에 국소 재발의 위험이 높은 경우 재발 방지 등의 목적을 위해 사용될 수 있습니다. 완화적 방사선 치료는 재발 혹은 전이암 환자에서 종양에 의한 압박 증상, 뼈 전이로 인한 통증 및 마비, 뇌 전이로 인한 신경학적 증상 등의 완화를 위하여 시행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증상 완화 목적으로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2 – 3주간의 짧은 치료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완화적 치료 시행 후 많은 경우에서 환자 생존 기간 동안 증상이 재발하지 않으며 심각한 부작용의 위험도 적습니다. 이를 통해 환자의 생존 기간 동안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으며, 이는 암 환자의 치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방사선 치료를 받는 동안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일반적으로 오심 및 구토, 심신 피로, 식욕 부진, 피부염 등이 있으며 치료 받는 부위에 따라 다양한 부작용들이 나타날 수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방사선 치료 완료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완전히 회복되게 됩니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 의료진에 의해서 관리를 받게 되며 증상에 따라 적절한 처치 및 처방을 받게 되므로 치료기간 동안 큰 불편함 없이 치료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3차원 입체 조형 방사선 치료 및 세기조절 방사선 치료, 사이버나이프와 같은 첨단 기기를 이용한 정위적 체부 방사선 치료 등의 최신 기술을 바탕으로 한 방사선 치료를 도입 및 적용함으로써 과거에 비해 심각한 부작용을 많이 줄일 수 있게 되었으며, 따라서 보다 적극적인 방사선 치료를 시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사이버나이프를 이용한 방사선치료는 환자의 움직임과 호흡 등에 따른 종양의 위치를 로봇이 추적하면서 매우 정밀하게 종양 모양에 따라 방사선을 조사하는 장치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뇌, 두경부, 폐, 간, 담도, 췌장, 전립선, 신장, 육종, 뼈, 전이 및 재발암 등 신체 대부분의 부위에 생긴 암에 대하여 치료가 가능하며 완치 혹은 증상완화를 위해서도 적용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올해부터 사이버나이프를 이용한 방사선 수술에 대한 건강보험이 확대되어 큰 비용 부담 없이 효과적으로 치료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물론 사이버나이프 적용 여부는 각자의 질환 상태에 다라 매우 다르므로 우선 전문적인 진료를 통해 시행 가능 여부를 살펴야합니다. 한편 이 ‘방사선’이라는 명칭에 대한 두려움과 잘못된 인식 때문에 치료 기간 동안 가족들과 격리되어 지내야 하는지 또는 수건이나 식기를 따로 써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하는 환자 분들이 계신데, 방사선 치료의 영향은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되지 않으니 이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방사선 치료가 완료가 된 후에는 내과 및 방사선 종양학과, 수술한 경우에 있어서는 외과까지 2 - 3개과를 정기적으로 다니면서 진료를 보고 추적 관찰을 하게 됩니다. 정기적인 검사 및 추적관찰을 통해 폐암의 재발 여부나 치료의 부작용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처치나 치료를 시행하게 됩니다. 이렇게 여러 과를 같이 보는 이유는 각 분야의 전문가인 각 과 선생님들이 더 잘 설명해줄 수 있는 부분이 다르며 볼 수 있는 부분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환자는 최선이며 최고의 진료를 받을 수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치료 중 영양 관리입니다. 치료 중 단순히 식욕이 없다는 이유로 또는 음식을 삼키면 아프다는 이유로 잘 안 드시는 분들이 계신데, 이는 치료를 끝까지 완료하는데 방해가 될 뿐 아니라 치료 효과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음식이든 잘 드시는 것이 중요하며 필요한 경우 진통제 및 영양제의 사용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상, 암에서의 방사선 치료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을 말씀 드렸습니다. 이러한 내용이 현재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거나 앞으로 받을 분들에게 치료의 전반적인 사항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암의 방사선 치료는 그 부위와 병기에 따라 방법이 다양하니 보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의와의 진료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작성일 2015.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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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혈액종양내과 의사이다
나는 혈액종양내과 의사이다
 나는 혈액종양내과 의사이다

혈액종양내과 권경아 과장  나는 혈액종양내과 의사이다. 이름도 길고 생소한 이 ‘혈액종양내과’ 에서는 어떠한 진료과보다도 다양한 상태의 암환자들을 진료한다. 환자들은 처음 진단을 받는 경우보다 타과 혹은 타 병원을 거쳐 우리과로 오는 경우가 많다. 수술 후 보조 항암치료를 받기 위한 유방암, 대장암, 위암 환자들부터 열심히 치료해도 완치될 거라는 보장이 없는 전이성 암환자들까지….  환자마다 가지고 있는 질병이 다르듯 병과 치료에 임하는 환자들의 자세 또한 각양각색이다. 너무나 다른 그들이지만 마음만은 한결같을 것이다. ‘내 병이 낫기를… 제발 내 병이 재발하지 않기를…’  유난히 병동 회진을 돌기 싫은 날이 있다.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해야 하는 환자가 많은 날이 그 날이다. 이 병으로 결국 죽는다는 사실을 알지만 선생님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최선을 다해 살려만 달라 말하는 유방암 환자, 흉벽에 전이된 병변으로 지금은 팔을 들기조차 힘들지만 고전무용을 다시 하고 싶다는 단아한 유방암 환자, 힘들어도 늘 씩씩함을 보여주지만 숨이 차 산소 없이는 어디도 갈 수 없고 입원 후 스도쿠 한권을 다하도록 퇴원하지 못하고 있는 폐암 환자. 다들 힘들지만 희망을 갖고 치료하는 그들에게 안타깝지만 나빠졌다는 말을 어떻게 전해야하나. 결국 빙빙 돌려 시작하여 말하기 싫은 ‘그 소식’  전한 뒤 환자와 가족들의 눈을 쳐다볼 수 없어 급히 병실을 떠난다.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외래에서 웃음꽃이 피어나는 때도 있다. 나는 그 순간이 매우 소중하고 기쁘다. 그런 찰나의 기쁨이 일상의 무기력함과 슬픔, 분노를 컨트롤할 수 있게 해준다고 믿는다. 호지킨림프종으로 항암 후 완치되고 외래로 추적관찰 중인 그녀는 치료 중에도 늘 밝은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더 날씬해지고 예뻐져 있다. 아들이 초등학생이 되어 학교에 가니 너무 심심하다며 아이를 또 갖고 싶은데 잘 안 된다는 그녀는 선생님이라도 늙기 전에 아이 더 낳으란다. 항암제 뿐 아니라 즐거움과 긍정의 약이 치료에 한 몫을 한 것 같다. 다음 외래까지는 반년이 남았는데 발랄함이 벌써 그립다. 위암을 진단받고 수술 중 유방암과 폐암을 추가로 진단받아 수술, 항암 치료를 하고, 그것도 모자라 만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표적치료제인 글리벡까지 먹고 있는 그녀는 남들은 하나 갖기도 쉽지 않은 큰 병을 네 개나 가지고 있지만 언제나 소녀 같은 수줍은 미소 속에 아줌마의 강인함으로 씩씩하게 병과 싸우고 있다.   내가 만일 암환자가 된다면 나는 무엇을 할까 생각해 본다. 아니, 내가 암 환자가 되어 죽음을 준비해야한다면 나를 치료하는 의사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생각해 본다. 살려달라고, 힘들지 않게 해달라고, 살수 없다면 편안하게 죽게 도와 달라고… 그것도 어렵다면 죽음이 나를 찾아와 데려가려는 그 순간 혼자이게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나는 혈액종양내과 의사다. 힘들지만 최선을 다해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잘 하고 있다고,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힘들지 않게 병원에 오고, 약 먹고 부작용이 생기지 않게 몸 상태를 잘 맞추며, 한 끼 한 끼 음식을 잘 챙겨 먹도록 노력하는 그들은 물론 내가 모르는 많은 갈등과 고민이 있겠지만 겉으로는 덤덤하게 잘 지내려고 노력하며 오늘 하루가 선물이라는 것을 삶으로 체험하는 이들이다. 나 또한 그들에게 혈액종양내과의사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의지와 달리 보다 일찍 세상과 작별하는 이들에게 그들의 마지막은 결코 외롭거나 혼자이지 않았음을 전하고 싶다.
  • 작성일 201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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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癌) 치료의 골든타임, 조기검진으로 확보해야
암(癌) 치료의 골든타임, 조기검진으로 확보해야
암(癌) 치료의 골든타임, 조기검진으로 확보해야

암예방건강증진센터 임정우 센터장

우리 병원에서는 매년 3월 21일, 암 예방의 날을 기념하여 수기 공모전을 개최한다. 암환자들의 투병기, 가족들의 간병기 등 완치에 대한 다짐과 서로에 대한 응원과 감사가 듬뿍 묻어나는 글들이 접수된다. 심사를 하다 보면, 이 많은 글 중에서 수상작을 선정하는 일도 쉽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조기검진을 받았다면 이 글의 주인공들 중 많은 분들이 암으로 인한 심리적, 육체적 고통을 더 수월하게 넘기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도 갖게 된다. 자신의 건강에 대해 자신하다가, 증상이 나타나고 난 후에야 병원을 찾아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진료실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암 질환을 앓고 있는 암 환자 수는 약 100만 명, 해마다 새로 암으로 진단 받는 사람은 약 22만 명가량이며, 매년 약 7만 명이 암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성별로 보면 우리나라 국민 중 남자는 5명 중 2명, 여자는 3명중 1명꼴로 암이 발생하며, 결국 4명 중 1명이 암으로 사망한다고 한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암 발생의 ⅓은 예방이 가능하고, ⅓은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 따라서 암이 발생하는 원인을 알고 이를 적극적으로 회피하여 암을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또한 암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빨리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암의 발생에는 흡연, 음주, 잘못된 식생활, 만성적 감염, 유전적 성향, 환경오염, 방사선 노출, 직업과 관련된 발암물질에의 노출 등 다양한 원인이 알려져 있으며, 그 외에 아직 밝혀지지 않은 원인들도 많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이중에는 개인적, 사회적 노력에 의해서 조절이나 회피가 가능한 요인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다. 그리고 암 발생은 어느 한 가지 요인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몇 가지 원인을 회피한다고 해서 완벽하게 예방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암의 원인으로 생각되는 요인들을 회피하여 암을 예방하려는 노력과 함께, 완치 시킬 수 있는 초기 단계에서 암을 발견하기 위한 조기검진이 필요하다.

 예방도 중요하지만 암 검진을 빼놓지 말아야

앞에서 언급했듯이 여러 발암 요인을 피한다고 하더라도 모든 암을 예방할 수 없다. 하지만, 암이 발생하더라도 초기에 진단받고 치료하면 높은 생존율과 완치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암의 치료 성공률을 높이고 암으로 인한 사망을 막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암은 초기에는 거의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으며 상당히 진행되고 나서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서 병원을 찾는 경우에는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수술로 제거가 어렵거나, 제거할 수 있더라도 재발의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흔히 암을 불치병 혹은 난치병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치료가 가능한 초기에 암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진행되어 증상이 있을 때 암을 진단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기에 암을 발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신체적 이상이나 증상이 없고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될 때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에 흔한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은 비교적 쉽게 검진을 받을 수 있으며,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 받을 경우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

 내시경 검사만으로 완치율이 높아지는 위암과 대장암

위암은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경우 완치율이 매우 높고, 경우에 따라서는 수술을 하지 않고 내시경을 통한 절제만으로도 치료가 잘 되기 때문에 검진을 통해 빨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40세부터 2년 마다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그리고 검사에서 위암의 선행병변으로 생각되는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 등이 있는 경우에는 담당 의사와 상의하여 검사를 더 자주 해야 할 수 있다. 위암의 검진 방법으로는 위내시경검사와 위장조영검사가 있다. 내시경검사는 다소 불편한 검사이기는 하지만 병변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고, 조직검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위장조영검사는 내시경검사보다 불편감이 적을 수 있지만 이상소견이 관찰되면 다시 내시경검사를 시행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대장암도 내시경검사를 통한 검진으로 초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면 치료 성적이 매우 좋다. 또한 검진을 통해 용종을 발견하여 대장내시경으로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 자체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50세부터 5년 정도마다 검사를 받는 것을 권하며, 60세 이전에 대장암에 걸린 가족이 있는 경우 그 가족이 대장암을 진단받은 나이보다 10년 이른 나이부터 검진을 시작할 것을 권한다. 또, 대장내시경을 하면서 용종을 제거한 경우, 그 조직검사 결과, 크기, 개수 등에 따라 다음 검사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영상촬영으로 검진하는 간암, 폐암

간암 검사는 B형간염, C형간염, 간경변증 등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반드시 시행하는 것이 좋으며, 보통 초음파 검사와 혈액 내 알파태아단백을 측정하며, 6개월 간격으로 시행한다.

폐암에 대해서 단순 엑스레이 사진은 조기진단의 효과가 낮아서 추천되지 않으며, 특히 흡연력이 있는 경우에서, 방사선 노출이 매우 적은 저선량 폐 CT가 조기진단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암보다 일찍 챙겨야 하는 여성의 암

유방암 조기 발견을 위해 30세 이후 매월 유방자가검진, 35세 이후 2년 간격으로 의사의 진찰, 40세 이후에는 1~2년 간격으로 의사의 임상 진찰 및 유방촬영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자가 검진은 거울을 보면서 유방의 모양과 윤곽을 관찰하고 멍울이 만져지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유방촬영검사는 유방을 위아래로, 그리고 양옆으로 누르면서 X-ray 촬영을 하는 검사로 종양이 있는 경우 사진에서 하얗게 보이게 된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유방조직의 밀도가 높은 치밀 유방인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유방 자체가 하얗게 사진에서 보이게 되어 실제로 종양이 있더라도 유방촬영검사에서 잘 관찰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유방촬영검사에서 치밀 유방 소견이 있는 경우 유방초음파검사를 함께 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궁경부암 검진을 위해 성경험이 있는 모든 성인여성을 대상으로 1년 주기로 자궁경부세포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현재 실시 중인 국가암검진사업은 30세 이상의 여성을 대상으로 2년 간격으로 자궁경부세포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난소암은 우리나라 여성에서 10번째로 많은 암이지만 다른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암이다. 자궁경부암 검진을 위해 산부인과를 방문할 때 난소암 검진을 위한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남자만 아는 고통, 전립선암

전립선암은 우리나라 남성에서 5번째로 흔한 암으로 배뇨가 힘들고, 자주 마려운 증상 등이 흔하며, 증상만으로는 중년 이후에 흔히 나타나는 전립선비대증과 구별이 어렵다. 50세 이상 남자들에서 매년 혈액검사를 통해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좋으며 경우에 따라 전립선 초음파검사를 병행할 수 있다.

 앞에서 말한 대로 암의 ⅓은 예방이 가능하고, ⅓은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고 한다. 따라서 암의 발생을 막기 위해 금연과 금주를 하고, 균형 잡힌 식습관과 운동으로 정상 체중을 유지하여 암의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더불어, 암의 조기 진단과 완치를 위해서 증상이 없는 건강한 상태에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방법이다.

많은 이들에게 정기적인 검진이 생활화되어, 앞으로는 수기 공모전에서 힘든 투병기보다 조기검진으로 간단하게 암을 떨쳐낸 이야기를 더 많이 볼 수 있기를 기원한다.

 
  • 작성일 201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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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마음도 챙겨주세요
암환자, 마음도 챙겨주세요
암환자, 마음도 챙겨주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심인희 과장요즘 방송국마다 다중인격, 대인기피증, 강박증 등 다양한 정신병리를 가진 주인공을 내세운 드라마들이 인기다. 이러한 분위기에 휩싸여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 같다. 지인들을 만나면 가끔 이러한 주제에 대하여 이야기하게 되는데,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인 내가 ‘암센터’에 근무한다고 하면, 대부분 ‘암센터?’라고 고개를 갸우뚱한다.실제 암센터에서는 신체적인 ‘암’을 치료할 뿐 아니라 암 진단 및 치료 과정에서 다양한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도 돕고 있다. 여기에는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이제 막 알게 된 환자, 암 치료를 받으면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 암 치료가 끝나고 생존 단계에 들어갔지만 재발이나 전이에 대하여 여전히 걱정하는 환자, 완치되기 어려운 암을 장기간 앓으면서 정서적인 도움이 필요한 환자, 또는 암 환자를 돌보는 가족으로서 자신도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분 등이 모두 포함된다.암 환자는 몸이 아픈 사람인데, 왜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료가 필요한지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그 이유는 아마도 암을 겪는 대상이 ‘인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암 치료 과정에서 ‘걱정과 슬픔’이라는 크게 보면 두 가지 정서를 함께 겪게 될 수 있다. 슬픔이 심해지면 마지막에는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다. 우울증이 깊어지면 암 치료에도 방해를 주게 된다.앞서 살펴본 것처럼 전문가의 도움, 즉 진료가 필요한 문제들은 매우 다양하다. 기존에 불안증의 문제를 안고 있던 사람이 암에 걸렸을 경우에는 암 때문에 갖게 되는 일반적인 부담에 정서적 괴로움이 가중될 수도 있다.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암 환자의 상황이 매우 다양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상황에서 가장 좋은 치료방법은 직접 마주보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환자의 현재 상황, 마음 상태, 그리고 앞으로 환자에게 일어날 일들과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에 대하여 함께 의논할 수 있다.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환자의 ‘정서’이다. 실제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어떤 느낌, 기분을 경험했고, 현재 경험하고 있는지, 이것이 정상적인 수준을 넘어서서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중등도의 우울, 불안, 불면, 건강에 대한 염려 등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닌지 유심히 살피게 된다.암의 정신적 고통에 대처하는 방법에 있어서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보편타당한 스타일은 없을 것이다. 환자 각자가 고유한 존재이며, 환자마다 자신의 경험치가 다르기 때문에 과거의 위기에서 시도해 보고 효과가 있었던 대처방식을 현재의 암 치료에 적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또 실제로 불안하고 우울한 감정을 느낄 때 솔직하게 의사에게 말하지 않는다면 도와주지 못할 수도 있다.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아보고 싶다고 하면 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 또는 부적절한 성격이라고 인정하는 꼴이 될까봐 도움을 요청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오히려 지금은 스스로 감정에 솔직하고, 필요한 도움을 받아야 할 중요한 시간이라는 것을 반드시 인지하도록 하자.
  • 작성일 201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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