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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외과 김정수(가로200).jpg
의료의 표준화 (신경외과 김정수 과장)
국제신문 [메디칼럼]
의료의 표준화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신경외과 김정수 과장



1974년 봄 중국 서안시의 진시황 무덤에서 능을 지키는 병마용갱(兵馬俑坑)을 발견하게 된다. 출토된 8000여 점의 장군 병사 군마의 형태가 모두 실물과 같았고, 각각의 용모는 달랐는데 그들이 가진 무기는 신기하게도 호환성 있게 설계됐다.

활을 보면 화살의 가이드와 당김쇠에 의해서 화살을 발사하게 돼 있는데, 신기하게도 청동제 당김쇠의 스핀은 다른 활과 호환성을 갖고 만들어져 있었다. 화살과 화살촉 또한 단일 형태로 호환성이 있었다. 또한 진시황이 타고 다녔다는 황금마차는 양쪽 바퀴를 바꿔 끼우면 완전히 호환되도록 설계돼 모든 마차의 바퀴 폭까지 동일하게 만들었다. 전쟁 중에 부서진 무기와 수송 수단을 부품만 바꾸면 언제든지 고쳐 쓸 수 있게 설계를 한 것이다.

이렇게 장비를 특정 기준에 따라 단일하게 만드는 표준화는 지금 산업화 이후 대량생산 체제에서 생각하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당시 수공업에 의한 소량 생산체계에서는 획기적인 생각이었다. 통일 후에도 시황제는 제국의 통치를 위해 화폐와 문자를 통일했고, 도량형을 통일해 시장이 안정을 이뤘다. 약 2200여 년 전 진시황이 국력을 유지한 비결은 표준화에서 찾을 수 있다. 표준화는 사물이나 대상의 기준을 객관적으로 알기 위해 표준을 마련하고 제품의 종류와 규격을 표준에 따라 제한하고 통일하는 것이다. 표준화가 가장 잘 유지되는 곳 중 하나가 의료계다. 특정 병에 대한 기존 교과서에 따른 치료 결과와 최신 연구논문에 따른 치료 결과를 학회 전문가들에게 보고해 가장 효율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치료 결과를 공유하고 표준화해 지침을 만들고 이에 따라 치료하고 있다. 이런 진료 지침이 새롭게 교과서의 내용이 되고, 또 다른 최신 연구 논문의 결과와 비교해 새로운 진료 지침을 계속 만들고 있다.

악성 뇌종양에 대한 치료는 수술로 가능한 많은 종양을 제거한다. 조직 검사 결과에 따라 방사선 치료 및 항암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뇌종양 중에 가장 악성으로 알려진 교모세포종의 기존 교과서적인 치료는 수술 후 6주간에 걸쳐 항암약(테모졸라마이드) 처방과 동시에 방사선 치료를 한다. 한 달 후 환자는 4주에 한 번씩 5일간 항암치료를 6차까지 한다. 상기 치료 후 재발한 교모세포종은 2차 수술이나 암의 혈관 형성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제(아바스틴)가 최신 치료법으로 등장해 새롭게 진료 지침에 포함됐다. 이는 교모세포종의 표준화 치료로 세계 어디서나 동일한 치료를 한다.

의료의 표준화라고 할 수 있는 이런 진료 지침의 장점은 전국 어디에서든 동일한 방법으로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연고지 변경이나 개인적인 이유로 병원을 옮길 때 기존 병원과 똑같은 치료를 연속해서 받을 수도 있다.

만약 의료 표준화가 지금까지 되지 않았다면 병원마다 치료 결과가 다를 수 있다. 어디 병원에 특별히 잘 치료하는 병을 TV 유명 맛집의 비결처럼 누구에게도 가르쳐 주지 않고 혼자만 가지고 있으면 환자는 특정 병을 치료하기 위해 맛집 기행하듯이 줄을 서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의료는 우연히 알게 된 치료 비법이라도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비학문적인 방법으로 판단하고 환자에게 치료하는 것을 엄격하게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의료의 표준화로 의사는 질환 치료에 대한 정보와 방법을 쉽게 얻을 수 있으며, 환자는 특정 질환에 대해 전국 어느 병원에서도 동일하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암 치료는 엄격한 치료 지침을 요구하며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관련 학회 전문가들이 평가하고 있어 지침에서 벗어난 진료를 할 수 없다. 이제 암 치료를 위해 무조건 큰 병원을 찾는 수고를 하지 않고 지역병원에서 치료하며 여유를 가지기를 기원해본다.


원문 : 국제신문 [메디칼럼] 의료의 표준화(링크)
  • 작성일 2023.01.06
  • 조회수 365
병리과 생소하시죠? 여긴 병을 판독하는 곳입니다
병리과 생소하시죠? 여긴 병을 판독하는 곳입니다
병리과 생소하시죠? 여긴 병을 판독하는 곳입니다 글. 병리과 송주연 과장" style="vertical-align: baseline; border: 0px solid rgb(0, 0, 0);" />

“경리과요?” “아니요, ‘병원’ 할 때 ‘병리과’입니다.” 이런 일을 가끔 겪는다. 나는 전공의 포함해 병리과 의사 생활 16년째다. 직업병인 ‘일자목’과 안구건조증이 없었고 철도 없던 시절의 나는 엄청나게 중요한 일을 하는 것 같은데, 우리 과를 알아주는 이가 별로 없다는 사실에 속상했지만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병리과는 한마디로 ‘진단’을 하는 곳이다. 정확한 판독은 암 치료의 방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환자로부터 채취한 세포 조직 장기의 표본을 현미경으로 관찰한다.

병변이 염증 혹은 종양인지 양성인지 아니면 악성인지 판별하는 것이다. 만약 악성 종양(암)이라면 그 형태와 기원, 병기 등을 진단해 임상의사가 치료방침을 결정하고 예후를 예측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어, 커진 림프절이 만져질 경우 필요에 따라 세침흡인 검사가 이뤄진다. 이때 주사기에 빨려들어온 세포들을 유리 슬라이드에 발라서 현미경으로 면밀히 살펴본다. 그것이 원래 림프절 세포가 아닌 암세포로 확인되면, 그 특징적 형태를 보고 어디가 원발 부위일 가능성이 높은지 감별한다. 이를 바탕으로 여러 ‘과’가 함께 의심 부위를 찾아내 조직검사를 시행하고, 그것을 아주 얇게 잘라서 유리 슬라이드에 붙이고 염색해 같은 암이 맞는지 확인한다.

만일 수술이 필요하면 병변 부위 또는 장기 전체를 절제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병리과에서는 그 크기와 깊이 범위 절단면의 상태 등을 관찰한 후 대표 부위를 판독하고 병변에 대한 정보를 임상의사에게 최대한 제공한다. 이를 통해 최적의 암치료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흔히 의사라고 하면 떠올리는 ‘임상과’ 대신 ‘비임상과’인 병리과를 택했던 것은 사람을 만나지 않기 위해서였다. 환자나 아픈 분 때문에 힘든 사람을 만나면 과몰입이 심한 것이 문제였다. 인턴 시절 중환자실의 돌아가신 분 옆에서 울고 있다가 보호자로 오인된 적이 있었다. 그때 레지던트 선생님이 “너는 지금 착한 의사 같지? 다른 환자분들 안보여? 응급 터지면 어쩔 거야? 냉정함을 유지 못하는 것은 의사자격이 없는 거야”라고 말했다. 충격이었지만 이해가 됐다. 병원에서 일하며 느낀 여러 감정에 나는 적절하게 대처할 수 없었다.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듣는 의사가 되겠다’는 나의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순간이었다.


물론 나는 여전히 병리검사 의뢰지를 보면서도 혼자 울고는 한다. 환자분의 얼굴은 모르지만, 나이가 어리거나 나와 비슷해서 혹은 재발이어서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마음이 아파서다. 하지만 눈물을 닦고 더 맑아진 눈으로 더 열심히 현미경을 보면서, 꽤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저 암센터의 병리의사로서, 마음 속 ‘나의 환자분’이 최선의 치료를 받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그래서 나의 눈물이 가짜가 아님을 스스로에게 증명하기 위해, 진심을 다해 하루하루 정확한 판독에 최선을 다한다.

나의 판독 덕에 최적의 암치료로 새 삶을 찾을 환자분들을 떠올리며 오늘도 병리과 의사로서 보람을 느낀다.


(클릭) [진료실에서] 병리과 생소하시죠? 여긴 병을 판독하는 곳입니다 : 국제신문 (kookje.co.kr) 
  • 작성일 2022.06.27
  • 조회수 592
15분 도시에서 뇌졸중 대응 'FAST'
15분 도시에서 뇌졸중 대응 'FAST'
박형준 부산시장이 6·1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면서 핵심 공약으로 제시한 '15분 도시' 조성사업이 주목받는다. 15분 도시는 62개 생활권을 중심으로 15분 거리 안에서 의료 보육 문화 생활체육 등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의료 분야로 보면 의료시설이 많고, 국토가 좁으며 교통이 잘 발달한 우리나라 현실을 보면 15분 거리 이내에 언제나 접근 가능한 병의원이 있다. 이미 의료는 15분 도시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모든 질환이 조기에 발견되면 완치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뇌졸중은 증상 발생 후 빠른 진단과 치료가 환자의 생명과 예후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어 뇌졸중 증상이 생기면 바로 응급실에 가야 한다. 앞으로 15분 도시가 완성된다면 뇌졸중의 치료에 더 획기적인 성과를 기대할 만하다. 

최근 뉴스에 나온 유명한 여배우의 뇌출혈 소식은 안타깝다. 뇌출혈 의심증상인 아주 심한 두통을 참으며 시간을 지체하다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강남에서 가까운 거리에 국내 최대의 병원을 여러 개 두고서도 뇌출형의 전구 증상인 줄 모르고 병원을 찾지 않아 생명을 잃은 것이다. 뇌졸중은 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져서 생기는 뇌출혈이 있다. 뇌출혈은 출혈 위치에 따라 갑자기 의식이 나빠지면서 혼수상태로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뇌경색이나 경미한 뇌출혈은 초기 증상이 있다. 

뇌졸중의 초기 증상을 'FAST'로 정리할 수 있다. Face(얼굴) 나도 모르게 얼굴의 비대칭이 발생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한쪽 입술로 흘리는 경우이며, Arm(팔)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경우로 주로 걸을 때 한쪽으로 치우치며 중심을 못 잡는다. Speech(말) 말이 어눌하거나 늘 익숙한 단어가 생각하지 않고, 동문서답같이 상황에 맞지 않는 대화를 한다. Time(시간) 앞에서 언급했듯이 뇌졸중은 시간 싸움이다. 의심되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그 외 증상으로 경험하지 못한 심한 두통, 기침이나 복압이 상승할 때 악화되는 두통, 자세와 상관없이 지속되는 어지럼증 등이 있을 수 있다. 뇌졸중 치료를 위해 환자 스스로 뇌졸중의 초기 증상(FAST)을 알고 빨리 119에 연락하고, 119는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 환자를 빠르게 이송해야 한다. 

15분 도시의 의료 환경에서 단순한 거리와 시간의 개념으로 보면 충분하지만 의료의 질적인 면을 보면 다를 수 있다. 일례로 교통사로로 인한 하지 골절로 작은 병원 입원 중인 환자가 자고 일어나서 갑자기 뇌종중 증상이 발생했다. 당시 신경과 의사 소견으로 MRI 검사 후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뇌혈관 수술이 가능한 인접 대학병원에 전화했으나 수술 중이라 다른 환자를 수용할 수 없다. 다른 병원에서는 중환자실이 없다는 이유로 이송 병원을 찾다 전원 시간이 지체됐다. 필자가 근무하는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도착했을 때는 시간이 늦어 후유증을 남긴 채 회복한 경험이 있다. 

"선생님 뇌졸중이 발생하면 빨리 병원에 오라면서요. 아버지는 그때 병원에 있었습니다." 당시 환자 보호자의 말이 지금도 떠오른다. 뇌혈관 수술이 가능한 병원은 CT MRI뿐만 아니라 뇌혈관 조영 검사 장치, 중환자실 등 고비용의 장비와 전문의 취득 후 최소 2년 이상의 전임의를 마친 숙련된 뇌혈관 전문의와 중환자실 인력, 마취 전문의 등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한정된 의료 자원과 인력으로 모든 병원에서 뇌혈관 수술이 가능하지는 않다. 

병원마다 응급수술이 가능한 질환과 시간에 관해 인접 병원과 사전협의해 의료진 부족이나 중환자실 사정으로 인한 수술이 불가능한 취약 시간대를 없애고 이런 상황을 지역 119 구조 본부와 협력, 지역에서 어떤 시간대에 환자가 발생하더라도 15분 이내에 처치가 가능한 병원으로 환자를 보낼 수 있는 사전 준비가 돼야 15분 도시의 의료가 완성될 것이다.
  • 작성일 2022.06.22
  • 조회수 2086
암 치료는 가까운 병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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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2.06.07
  • 조회수 1887
나는 오늘도 '항암치료 전사'들을 만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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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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